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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이야기/리뷰모음

기쿠지로의 여름 (Summer of Kikujiro, 19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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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출처:네이버 영화

영화 개요

개봉 : 2002.08.30

감독 : 기타노 다케시

출연 : 기타노 다케시, 세키구치 유스케

 

마사오의 여름 

모두가 기다리는 여름방학이지만 주인공 마사오는 마냥 즐겁지 않습니다. 매일 일을 나가시는 할머니와 친구들은 모두 가족과 함께 여행을 떠났기 때문이지요. 방학을 시작했다는 기쁜 마음과 달리 허무하고 지루한 방학을 보내던 마사오는 어렸을 적 헤어진 엄마의 주소가 담긴 쪽지를 발견합니다. 배낭 속 그림 일기장과 방학숙제를 넣고 엄마를 찾는 여행을 시작하는 마사오. 무작정 떠나긴 했지만 바로 나쁜 고등학생 형들을 만나 난관에 부딪힙니다. 그러던 중 할머니의 친구인 어떤 아줌마의 도움으로 난관을 극복하고, 마사오의 사연을 들은 아줌마는 철없는 아저씨에게 소정의 돈을 주며 엄마를 찾는 마사오의 방학을 도와주기를 부탁합니다. 여기서부터 철없는 아저씨와 소년 마사오의 천방지축 여름 여행은 시작됩니다.  철없는 양아치 아저씨와 마사오의 여행은 처음 목적했던 바와는 다르게 흘러갑니다. 터무니 없는 내기와 게임으로 돈을 탕진하기도 하고, 이런저런 사람들을 만나지만 그 과정에서 마사오와 아저씨는 둘도 없는 친구가 되기도 하고, 또 서로를 이해하기도 합니다.

 

아저씨와의 여행이 지속되면서 소년 마사오는 점점 마음을 열어갑니다. 변해가는 건 소년 마사오 뿐만이 아닙니다. 사실 마사오는 크게 안중에 없던 아저씨도, 마사오를 즐겁게 해주기 위해 위험도 마다하며 아저씨와 그 이웃들은 즐거운 시간을 위해 최선을 다하지요. 

 

아저씨와 마사오

영화 내내 아저씨의 이름은 등장하지 않습니다. 영화는 단지 마사오와 아저씨가 여행동안 어떻게 유대를 쌓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지 보여줍니다. 우리 사회는 각자의 신상이나 외모, 사회적 지위 등과 같은 정보들에 매우 민감합니다. 이는 우리에게 그 사람의 정체성을 그대로 받아들이기전에 편견이라는 색안경을 선물합니다. 그러나 영화는 등장인물들의 나이나 직업, 사회적 지위 이런 요소들을 배제한 채 그저 사람과 사람이 어떻게 유대하고, 소중한 인연을 맺고, 연결될 수 있는지 보여줍니다. 

 

그리고 영화는 어쩌면 마사오의 성장기뿐 아니라, 아저씨의 성장기라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저씨는 동네 양아치가은 인물로서, 껄렁껄렁한 말투에 어쩌면 모두에게 존경받지 못하는 인물을 대변하지만 그 누구보다 마사오의 아픔에 공감하고 마사오의 즐거운 시간을 위해 노력하는 인물이 되어갑니다. 이를 통해 누군가에게 희망과 치유를 선물하고, 누군가에게 즐거운 추억을 선사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 삶이 얼마나 가치있는지를 배워가는 인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옥수수 밭에서 서리를 하다가 만난 방랑시인과 우연히 만난 폭주족 일행과 함께한 캠핑은 이 영화에서 만날 수 있는 즐거움이 응집되어 있는 장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OST, 'SUMMER'

이 영화의 OST인 'SUMMER는 히사시이 조의 피아노곡입니다. 청량한 여름 분위기를 잘 살려내는 곡으로 각종 CF와 광고영상의 배경음악으로 사용되며 많은 사랑을 받았습니다. 

리뷰를 마치며

몽글몽글한 멜로디의 'Summer' ost로 유명한 일본영화 기쿠지로의 여름. 일본 영화 대부분이 그렇듯 극적인 요소, 기승전결의 뚜렷한 영화적 전개가 있지는 않지만 잔잔히 흘러가는 영상미 속에 짙은 여운을 느낄 수 있는 영화입니다. 옆 집 아저씨와 함께 어릴적 헤어진 엄마를 찾아 긴 여정을 떠나게 되는 마사오. 양아치 아저씨 덕에 히치 하이킹은 기본에 가는 길은 험난하기만 합니다. 엄마를 찾아 떠난 여정 중 기쿠지로 아저씨와 특별하고 즐거운 여름을 보내는 마사오입니다. 아저씨들과의 캠핑에서 밤하늘의 별에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놀이를 하는 장면이 오버랩 되는 장면은 가히 웃음이 절로 나오는 장면이였습니다. 어딘가 기괴하고 변태스럽지만, 마사오를 위해 최선을 다해 즐거움을 선사하는 그들의 모습에서 따뜻한 온기와 유쾌함, 어쩌면 떄로는 가족보다 더 큰 위로를 줄 수 있는건 이웃 사람들의 정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양아치 아저씨가 이토록 밉지않게 그려지고, 그들의 여정을 함께하며 응원하고 미소짓게 되는 것만으로도 이 영화는 성공한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마음이 지쳐있는 여름날에 선풍기 틀어놓고 웃으면서 볼 수 있는 영화로 손색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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